지난 글 : 2023 K-경제 대전망 - 2. '연준 꼼짝 마, 까불면 죽어'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일으킨 레고랜드 회생 파문은 결국 원위치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도는 지난 9일 보증채무 상환을 의결했으며, 이어 15일에는 레고랜드 운영사 GJC(중도개발공사)에 대한 회생신청을 철회1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 우려스러운 일이 생겼습니다.
바로 지난 11월 30일에 있었던 중도개발공사 대표이사 재선임에 대한 주총입니다. 주총 에서는 김준우 전 춘천도시공사 사장을 신임 대표로 결정2하였습니다. 재미있는 인선입니다. 김준우 신임 대표는 GJC의 경영에 대해 투명성을 강조하며 “당연히 주주 회사들하고 자료를 놓고 같이 검토하고, 또 문제점도 파악하고, 거기에 대안도 만들고 이래야 된다고 저는 봅니다.”라고 밝혔는데, 이는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목표했던 정치적 목적과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김준우는 과거 국민의힘에 입당,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출마3했던 인물이죠. 결국 김진태 지사의 목적은 완전히 다 달성하지 못했지만 신임 대표 인선에 자신의 영향력이 있었다는 뉘앙스의 인터뷰4를 진행했습니다. 특히 과거 GJC와 멀린의 협상 과정에서 강원도가 추가약정액 600억을 모두 멀린에 지급해야 할 뻔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신임 대표에 올랐던 송상익 단장5을 도지사가 대표 라인을 무시하고 자신이 그룹 총괄사장과의 협상에 직접 나서는 등 경질에 가까운 방법6으로 내보낸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봅니다.
심지어 상환에 쓰이는 비용조차 지역기금, 정확하게는 폐광기금을 끌어다 빌린다는 점에서 준비가 안된, 급조된 비용이라는 것이 여러 발표7를 통해 확인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제 레고랜드 사태는 다 해결되었다며 채권 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하기도 했지만, 증권가에서는 안심하기엔 이르단 전망8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일보가 야심차게 “경제 전문 기자”를 동원해 3부작으로 게재 “예금 금리 7% 시대에는 강남 부동산보다 채권 투자가 매력적”이라는 인터뷰가 과연 현 시기에 개인 투자자들에게 적절한 가이던스를 주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인터뷰가 언급한 세번째 이야기, 세계 경제 이야기와 향후 전망에 대해 언급하며 채권 시장 신규 진입에 대한 전망을 해볼까 합니다.
(채권)시장의 동향 3가지
인플레이션의 심화
신용 스프레드의 확대
부채의 증가
금융시장 현안 분석
한-미 기준금리 차이
레고랜드/흥국생명 케이스
저축은행 고금리 예금 상품
세계 경제 분석
인플레이션과 통화긴축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
정치적 양극화
금리 상승기의 재테크 방법
1. 인플레이션과 통화긴축 - 고용 지표와 비거주 서비스 물가지표가 핵심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에서 “물가상승률이 2%를 향해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있다고 위원회가 확신할 때까지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상당 기간 저성장 등 경제적 고통이 수반될 수 있다. 다만 가장 극심한 고통은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는 실패에서 나올 것”이라고 발언9했습니다.
이는 앞서 CPI(Consumer Price Index, 소비자 물가 지수) 발표가 예상보다 낮은 6.0%로 나와서 긴축 완화와 금리 인하를 기대했던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것입니다. 문제는 지난달 30일에는 “과도한 긴축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발언10하면서 시장을 냉탕과 온탕에 번갈아 집어넣는 행보를 보였다는겁니다.
매파적으로 태도를 전환한데에는 미국 내 비주택서비스 가격이 여전히 높다는 것이 핵심적인 이유11가 되었습니다. 또한 동 인터뷰에서 “노동시장이 둔화, 실업률이 상승할 것”이라고 발언했는데요. 현재 SEP(Summary of Economic Projections, 연준 경제 전망)에 따르면 실업률은 1%p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과 결합해본다면 사실상 FED(FEDeral reserve board, 연방준비이사회)는 이 정도의 침체는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비해 여전히 감내할 수 있을 만한 상황으로 본다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의 고용시장은 수치 자체로는 완전 고용에 가깝지만, 경제활동 참가율이 하락하면서 고용시장의 수요와 공급 간 균형이 깨어지고 있다는 점12이 문제로 꼽힙니다. 거기다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면 될수록, 임금 인상 요구는 굉장히 가팔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가뜩이나 재고13가 잔뜩 쌓여가는 마당에 가격 경쟁력은 둘째치고, 기존에 만들어 낸 물량조차 판매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고용을 유지할 동력을 상실하게 되겠죠. 악순환이 일어나는 셈입니다. 결국 미국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이어나갈 수 밖에 없게 되었고, Ciovacco Capital Management 등 월가 일각에서는 2023년 1분기나 2분기 중 본격적 경기 침체로 접어들 가능성까지 언급14하고 있습니다.
2. 공급망 재편 - 중국에서 벗어날 때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PMI, Purchasing Manager Index)는 지난 1일 49.8이 될것이라는 예측을 깨고 49.0을 발표15했습니다. 이전 수치가 50.2임을 생각해본다면 이는 경기 흐름에 대한 실제 기업들의 전망이 악화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PMI 지수는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한 조사를 한 것으로, 미국 공급자 관리협회(Institute for Supply Management)에서 발표하는 수치입니다. 이 수치가 50이라면 경기 전망이 중립인 것이고, 50보다 크면 경제가 좋아진다는 전망입니다. 우리는 이 값이 50이라는 벽을 깨고 아래로 내려간 것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역시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초기엔 우크라이나의 에그플레이션을 우려했으나, 현재 딜로이트의 리포트에 따르면 러시아의 공급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러시아의 천연자원을 값싸게 뜯어먹다가 전쟁으로 막히니 고통을 받는거죠. 러시아는 전 세계 라듐 등 백금족 광물의 글로벌 공급량 중 30%, 티타늄은 13%, 니켈은 11%를 각각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쟁 이후 자동차 촉매 변환기의 핵심 재료인 팔라듐 가격은 무려 80% 상승했을 정도입니다.
시진핑의 3연임 후 이어지는 미중 대결과 IRA(Inflation Reduction Act,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핵심 축 중의 하나인 리쇼어링을 생각해본다면 중국의 값싼 노동력 역시 이제 GVC(Global Value Chain, 글로벌 가치 사슬)에서 꽤나 퇴색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 부분이 잘 드러나는 것이 외국인투자위험심사현대화법(FIRRMA), 수출통제개혁법(ECRA), 미국혁신경쟁법(USICA) 의 법안들이 통과되었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대놓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가드레일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는겁니다.
반대로 중국은 ‘쌍순환 전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국내 순환과 국제 순환으로 구성되는데 국내 순환은 제조업 핵심 장비/부품/소재의 자급자족을 통한 독자 공급망 구축을, 국제순환은 고부가가치 상품 수출 확대입니다. 내수시장 확대와 더불어 별도의 독립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또한 중국 역시 수출통제법과 무역 제한 기업 리스트를 발표하는 등 미국에 대한 견제를 가하면서 한편으로 WTO에 미국을 제소16하고, 자국 내에서는 적극적 육성 정책을 피고 있습니다. 한국무역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자급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지금까지 물류의 흐름은 공급망 효율성에 큰 방점을 두고 있었는데,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와 생산시설을 활용한 공급망이 구축되어 왔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새로운 양극체제가 구축된다면 한국은 선택을 해야 할 때가 다가올 것입니다. 썩 희망적인 전망만은 아니죠.
3. 정치적 양극화
경제 후퇴 신호는 지난 COVID-19 팬대믹에 과도하게 공급되었던 유동성과 엮여 극심한 빈부 격차를 낳았습니다. 거기다 앞서 언급한 미-중의 양극화가 발생하며 인플레이션과 별개로 실제로 운송비용이 급증했으며, 우-러 전쟁과 유럽의 이상 기후로 인한 에너지 수급(가스, 풍력) 저하, 3년간 이어진 라니냐로 인한 이상 저온이 모두 엮이며 세계 경제는 언제 극심한 침체로 빠질지 모르는 살얼음판을 걷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극우적 세력이나 파시스트가 발흥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자명한 일입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이미 이탈리아 형제들이 집권17했으며, 스웨덴에서도 극우정당인 ‘스웨덴민주당’이 20% 이상 득표하며 연정에 참여했습니다. 집권과는 거리가 멀지만 프랑스에서의 마린 르펜 돌풍이나 독일에서 ‘독일을 위한 대안’ 정당 지지율이 급증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자국 중심 주의가 심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경제적 악재와 맞물려 이후 세계적 협력이 필요한 경우 심각한 문제를 낳을 가능성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금리 상승기의 재테크 방법 - 강남 부동산보다 채권이 답인가?
조선일보 인터뷰 기사에서는 ‘금리가 높아지니 채권을 사야 한다, 이자율이 높지 않냐’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인터뷰에서는 “10년 만기 채권을 액면금리 5%에 샀을 경우 그 채권의 시중 금리가 4%로 떨어지기만 해도 채권 가격이 3.5% 상승한다. 그 채권을 사서 1년을 보유하면 5% 이자를 받을 뿐 아니라 자본 차익 3.5%까지 보니 연간 수익률이 8.5%나 된다.”고 장밋빛 전망을 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상합니다. 분명히 당분간 금리는 상승기조로 전환될 것인데, 그렇다면 이자율 5%를 감안하더라도 연준 기준금리가 0.5% 변할때마다 시중금리는 더 크게 변동될 것인데, 그렇게 되면 채권의 가격은 이자율보다 낮아질 수 밖에 없겠죠.
유창범 KB 본부장은 또 “미국 연준이 1981년 6월에 기준금리를 19%로 올렸을 때 30년 만기 채권을 샀다고 생각해보라. 매년 이자도 연 15%씩 줬으니 얼마나 싼 가격에 샀겠나?”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또 하나 있습니다. ‘금리가 정점이 올 때를 노리라’고 하고 있는데, 당장 물가 상승률의 상승폭은 꺾였지만 고용지표가 대두되면서 다시 연준은 50bp 금리를 올렸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율이 언젠가 내릴 것이라는 희망에 배팅을 하고 10년 이상 자금을 묶는 것이 최선인가 하고 묻는다면 답하기 궁색해지는것도 사실입니다. 게다가 스스로도 언급했듯, 3~5년 만기 국채금리는 4.2~4.3%로 물가상승률을 고려해본다면 구매에 좋지 않은 상황이죠.
세계적인 투자회사 BlackRock에서는 자체적으로 발행하는 시장/투자 동향에서 국채에 대한 투자는 단기적, 장기적 두 방향 모두에서 좋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근거로는 시장에 여전히 강하게 작용할 인플레이션을 들고 있습니다. 채권 시장에 대해 아직은 부정적 전망을 하는거죠. 문제는 조선일보에서는 채권을 사고 거기에 대한 헤지(리스크 회피) 방법으로 금리 파생 상품을 구매할 것을 들고 있는데, 이는 개인이 직접 접근하기 힘든 시장인 것과 별개로 위험성도 매우 큰 금융상품입니다.
지금과 같이 시장이 급격하게 변할 때는 스스로의 현금 흐름부터 먼저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여전히 레고랜드와 흥국생명 여파에 회사채와 ABS는 휘청거리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역시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채권에 과도한 투자를 종용하는 조선일보는 일반 투자자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다음주부터는 본격적으로 둔촌주공 청약 이후 이슈를 점검하고, 향후 부동산에 일어날 영향을 전망하며 2023년 이후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을 이어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정광열 / 강원도 경제부지사 : 강원도는 GJC(중도개발공사) 기업 회생을 신청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당초 기업 회생 신청 계획을 발표한 9월 28일 이후 여러 상황과 여건이 바뀐 데 따른 결정입니다.]
https://m.ytn.co.kr/news_view.php?key=202212151828182283&s_mcd=0115#return
강원도는 후속조치로 당장 중도공사의 경영 정상화에 나섰습니다. 첫 단추는 중도공사의 수장 교체. 김준우 전 춘천도시공사 사장에게 중도공사를 맡겼습니다.
김준우 전 춘천도시공사 사장이 2일 국민의힘으로 입당하면서 2022년 6·1 지방선거에서 춘천시장 출마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GJC 신임 대표이사에 김준우 전 춘천도시공사 사장이 유력하냐는 질문에 김 지사는 “그렇게 될 것 같다. 주주총회에서 의견을 들어봐야겠지만, 힘든 일을 하실만한 분이 거론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계약 파기나 재협상까지 강원도에 요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강원도는 중도개발 대표를 현 송상익 단장으로 교체해 사태 수습에 나설 방침입니다.
앞서 김진태 도지사는 지난 21일 존 야콥슨 레고랜드그룹총괄사장과 면담을 갖고 GJC 경영혁신에 대한 필요성을 직접 설명했다.
갚은 돈 절반은 강원도 예산, 나머지 절반은 지역 개발 기금에서 끌어 썼습니다. 지역 개발 기금 금리가 금융권보다 낮다곤 하지만 빚을 내 빚을 갚은 겁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조치로 채권시장이 회복할 시간을 벌었을 뿐 실물경제가 뒷받침 된 것이 아니다"라며 "'언발에 오줌' 정도로 버티면서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길 기다리는 것"이라고 이 상황을 설명했다.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의 55%를 차지하는 비(非)주거비 관련 서비스 물가가 문제다. 노동시장 과열로 임금이 매우 높다”며 “우리가 한동안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
https://www.donga.com/news/Inter/article/all/20221215/117018306/1
26년 만의 재고지수 최대 증가율을 마주한 기업 현장은 이미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기업들의 생산량 조절에 비해 판매량이 추락하는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하반기(7∼12월)와 내년 경기 전망에 먹구름이 끼었다.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20917/115492736/1
13일 신화통신은 전날 중국 상무부가 반도체 등 첨단 제품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 조치에 대해 WTO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