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2일 오전 08시 55분경, 북한의 탄도 미사일 3발 중 1발이 울릉도 인근 공해상에 낙탄했습니다. 이는 분단 이후 처음으로 NLL(Northern Limit Line, 북방한계선) 이남 영해 근처에 떨어진 것입니다. 합참에서는 이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것’을 천명했으나 실제 현무-2 체계 운용 중 발생한 사고 이후 군 내부에서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대응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와중 ‘지하 방공시설로 대피하라’는 안내가 나왔지만 ‘울릉도 내에는 지하 방공시설이 없다’고 주민들이 증언한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사실 그도 그럴만한게, 실제 시설이 군청이나 KT 회관 등에 제법 구비되어 있긴 하지만 역사적으로 북쪽으로부터의 위협은 느끼지 못했는데 6·25 전쟁때부터 동해 바다는 한국군 혹은 한국의 동맹국이 지배하고 있었던지라 북한군이 접근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가 갖는 의미입니다.
울릉도에 있는 탐지체계나 방어체계는 일본, 러시아, 중국을 상대로 하는데 특화된 체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의미한 해군력을 가지고 울릉도에 피해를 줄 가능성이라도 있는 국가가 사실상 그 3국 뿐이거든요. 그래서 북한이 공습경보를 울리게 할 정도의 공격을 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곳입니다.
실제 공군에서 울릉도에 전개해 놓은 부대에도 핵공격을 상정한 화생방지원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분명히 그런 상황에서도 울릉도에 공습경보를 울리고 원점 추적을 시작한 것 자체는 좋은 신호입니다. 하지만 그 이상을 할 수 있을까요? 아쉽지만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바로 朴 정부를 이어 尹 정부로 이어진1 3축 체계를 통한 미사일 방어입니다. 3축 체계의 핵심은 ‘(탐지 후 선제) 공격→방어→보복’입니다. 미사일이 발사되는 징후를 탐지한 뒤 이를 선제적으로 제거하고, 핵 미사일 공격을 MD(Missile Defense, 미사일 방어) 체계를 통해 방어한 뒤, 대량으로 보복·응징하는 계획(KMPR, Korea Massive Punishment and Retaliation)입니다.
제 1축, 조기 탐지 및 격멸에 성공했나?
먼저 이번 상황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한국 군은 발사 전 조기 탐지에 실패하고 발사 후 탐지만 성공시켰다는 것입니다. 실제 제 20회 항공우주력 국제학술대회에서 장영근 교수(항공대학교)는 “북한이 단 한 개의 이동식 발사대(TEL)로 핵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이를 사전에 식별하고 제거하는 임무수행 성공률은 0.12~2.64% 수준에 불과하다”고 언급한 바 있었습니다. ICBM조차 식별→제거 확률이 이렇게 낮은데, 준비 과정이 더 짧은 중거리 탄도미사일은 더더욱 식별이 힘들겠죠.
그렇기에 위성 이외에 신호정보(SIGINT), 인간첩보(HUMINT), 통신정보(ELINT)등 복합적인 정보 채널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尹 정부는 검찰총장 시절 공무원 월북 사건을 당시 文 정부를 공격하는 용도로 사용2하면서 인간첩보 체계의 붕괴를 초래3했습니다. 그리고 집권 후 지속적으로 이 사건을 정치쟁점화하며 SI(Special Intelligence, 도·감청 등을 포함한 특수정보)의 출처나 루트가 모조리 노출되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군 정보체계 자체가 뒤흔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탐지 자산 자체가 가치를 크게 상실했다고까지 추정할 수 있습니다.
제 2축, (미사일) 방어는 의미가 있나?
제2축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Korea Air and Missile Defense, 한국형 공중 및 미사일 방어)의 경우 미국에서 도입하는 패트리어트 요격미사일 체계(PAC-2, PAC-3)와 한국이 독자 개발한 중거리 지대공미사일(철매, M-SAM), 개발이 완료된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등이 투입됩니다. 하지만 여기에 사용되는 탐지장치는 지역방공레이더 또는 다기능레이더로 사거리가 제한되고, 북한 미사일이 35㎞ 이상 상승한 뒤에야 탐지할 수 있습니다. 부득이하게 1축이 어긋나 발사를 허용했다 하더라도 이 정보는 실시간으로 공유되어 빨리 대비를 해야 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미사일이 착탄한 것은 08시 51분, 경보 발령요청 및 발령은 08시 54~55분에 일어났다는 점에서 충분한 사전 탐지 및 대비조차 미흡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지난번 순항미사일 발사 원점 파악 실패4 와 겹쳐보면 더욱 우려가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지형으로 인해 음영이 있는 해당 지역에서 저고도로 발사되는 순항미사일의 원점을 레이더만으로 탐지하기는 분명이 난점이 있습니다만, 기존 발표가 맞다고 일축한 것 자체는 불신을 줄 수 밖에 없었죠.
이런 상황에서 요격미사일 체계에 대해 우리는 발사 준비시간이나 탄도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비행시간 등 총 대응시간이 충분한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분명 북위 37도 이하에 대해서는 사드(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종말단계 고고도 지역방어)를 이용해 방어할 수 있지만 그 이상, 정확히는 수도권을 포함하는 캠프 험프리스 이북 지역은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되어있다고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특히 북한은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실제 울릉도측 NLL을 넘긴 도발 다음날인 11월 3일 추가로 단분리가 확인5된 최소 IRBM(중거리 탄도미사일, Intermediate Range Ballistic Missile) 수준의 미사일6을 최대 마하 15의 속도7로 발사하는 등, 한-미-일 미사일 방어 체계를 무효화할 수 있는 근거를 다수 마련했습니다.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선 대(對) 탄도탄 전용 레이더인 그린파인 레이더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는 충북/충남에 각 1개소8 및 대외비 지역 2개소에만 위치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최신 기종으로 도입된 그린파인 블럭C(Green Pine Block-C)는 대외비 2개소에 있고 이는 수도권 방어와는 거리가 있으며, 충북/충남 모 지역에 있는 그린파인 블럭B(EL/M-2080S Green Pine Block-B)의 경우 실제 탐지 유효거리는 300km정도에 그치는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이 레이더를 전방에 추가 설치한다고 해도 지형 문제와 민간 항공 문제 등 다양한 문제로 효용성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설치할 부지도 마땅치 않죠. 결국 현 상황에선 수도권 탄도미사일 방어에 필요한 충분한 시간이 확보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제 3축, 반격작전 이상.. 없나?
현무-2 탄도미사일은 지난 사고 이후 신뢰성을 크게 상실한 상태입니다. 왜 2017년에 마지막으로 발생한 이후 낙탄 사고가 한번도 없다가 지금 갑자기9 생겼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북한 매체에까지 사고가 언급되며 조롱10당하는 등 ATACMS와 더불어 무기의 신뢰성 자체가 크게 의심받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현무 카드가 봉인당한 상황에서 유일하게 남은 카드는 장거리 폭격(Stand-Off)가 가능한 F-15K를 통한 AGM-84H/K SLAM-ER(사거리 300km 이상), 혹은 KEPD 350 TAURUS(사거리 500km 이상)를 사용한 반격입니다. 하지만 이는 모두 전폭기의 출격 후에만 발사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한국 주도로 타격하는 계획 자체의 한 축이 망가지게 되면 결국 한국은 미국의 Set-ATO(기 정의된 공격계획, Set-Attack Tasking Order)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정부에서 독자적 3축 체계 개발에 집중했던 것은 이런 과도한 미국 주도에서 빠져나오면서 강대강 대결을 회피하고 북한을 외교/경제적으로 컨트롤 하기 위한 의도라고 해석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상황이 크게 변했습니다.
이번 도발이 『비질런트 스톰』작전을 위해 미군이 와 있는 중에 북한이 공격을 했다는 것은 미국을 향한 메시지로 봐야할 수 있습니다. 공군과 미사일, 포병 등을 전체적으로 동원한 다양한 공격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북한은 지금까지 북한에 대해 대한민국이 갖던 외교적 주도권이나 통제권을 완전히 상실했으며 ‘북한은 통제가 불가능하다’라는 메시지를 낸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판단됩니다. 통미봉남(通美封南)의 계를 다시 이어나가면서 미국에게 북한의 쓸모를 인정받고 핵무장을 공인받겠다는거죠.
특히 尹 정부가 중국에 굉장히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하는데, 이는 MB 정부11때 있었던 통중봉북(通中封北) 전략의 재현이라 봐도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중국 지도부 변화에서 볼 수 있듯 중국은 이미 대북 관계의 변화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행보가 결실을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여러 의미에서 단순히 북한의 공격은 울릉도 경보 뿐만이 아니라, 방어전략과 외교 대전략의 근간에 거대한 파문을 일으키는 큰 효과를 일으킨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文 정부에선 2019년 이후 원칙적으로 폐기되었던 개념이었습니다.
한 정보사 소식통은 “(검찰 수사 전) 내부 감찰 단계에서 당사자 조사도 없이 검찰로 넘어간 뒤 기소돼 내부에서도 말이 많았던 사건” 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G&nNewsNumb=202211100014
북극성 2형이나 신규 IRBM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https://mobile.newsis.com/view.html?ar_id=NISX20221027_0002062925#_enliple
지난해 국방부가 사드 전자파 안전성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그린파인 레이더’(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 기지 위치를 노출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http://www.cbi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5291
현무 미사일이 낙탄한 것은 지난 2017년 이후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 당시 우리 군은 북한의 화성-12형 발사 6분 만에 현무 미사일로 맞불 사격을 했지만, 한 발이 수 초 만에 바다로 추락했다. https://www.donga.com/news/Politics/article/all/20221005/115804699/2
선전매체 '메아리'도 "윤석열 역적패당은 지상대지상 탄도미사일 '현무-2C' 발사놀음을 벌려놓았지만 미사일은 불과 700m 정도 떨어진 곳에 추락하여 폭발하였다"며 "윤석열 역도가 현무-2C 발사 실패로 곤경에 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21019164400504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4월 20일 행한 통일정책 특강에서 이제 통미봉남의 시대는 가고 통중봉북의 시대가 되었다고 말했다. http://www.keri.org/web/www/issue_05?p_p_id=EXT_BBS&p_p_lifecycle=0&p_p_state=normal&p_p_mode=view&_EXT_BBS_struts_action=%2Fext%2Fbbs%2Fview_message&_EXT_BBS_messageId=180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