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을 격하하고, 제 2차관급으로 돌린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물론 개인적으로 현업에 종사하고 있을 때에 방위사업청에 좋은 기억은 안가지고 있지만, 이 한마디는 해야겠다.
방사청을 없애서 뭘 하겠다는 거죠?
1. 문제는 겉보기 전력이 아니다
분명 한국군은 중국, 러시아등의 위협과 더불어 어마어마하게 징병을 해 대는 북한 사이에 끼어 있어서 병력과 겉보기 전력 둘 다 상당한 소요제기가 있었고, 한국전쟁 이후 질리도록 전력보강을 해 왔다. 여기서 봐야 할 부분은 두 가지다.
하나는 지금까지 그렇게 보강한 전력이 다 어디로 갔느냐 하는것이며,
나머지 하나는 그렇게 전력 보강을 다 하고 나서도 만약 일어날 전쟁에 이길수 있냐고 누가 장담할 수 있냐는 것이다.
농담같냐고?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라. 명실공히 세계 2위 전력을 가지고 있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고전을 하고, 각 방면군의 주요 전력이 갈려 나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력에 비해 큰 적을 상대하느라 그 피해가 막심할지언정 한 달 넘게 꿋꿋히 상대를 하다 못해 키이우(Kyiv) 전선에서 승전을 거두었다. 겉보기 전력이 강하다고 진짜 전쟁 수행 능력이 강하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지금은 겉보기 전력이 좀 아쉬운 구석이 있더라도, 가지고 있는 전력을 바탕으로 “잘 싸울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할 타이밍이다. 대한민국은 21세기에 그 기틀을 갖춘지 오래이다. 그 시간을 허송세월로 흘러보낸건 누구인가? 바로 군 고위층 그 자신들 아니었는가?
2. 국방개혁 2020에서 307로, 감군 리스크를 회피한 퇴보
많은 이들이 부정하겠지만, 지금 대한민국 국군의 현대화 기틀은 국방개혁 2020에 모두 준비되어 있었다. 거기서 크게 벗어난 내용이 없다. 많은 사람들은 호화찬란한 무기체계에 눈이 돌아가 있는데, 국방개혁 2020의 요체는 육군의 핵심 전력을 2개 기동군단으로 재편하는 것이다.
왜 2개 기동군단인가? 기존의 1개 기동군단만으로는 한반도 전장에서의 재래식 전력으로 우위를 확보하기 힘들고, 더불어서 앞으로 인구감소세로는 기존의 선형방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기존 군단 1개1를 7군단과 같은 기동군단으로 재편, 기동방어로 방어전략2을 재편하는것이었다.
일반 보병사단을 과감하게 감축함과 동시에 예비군 전력도 150만으로 감축3, 기존의 선형방어를 유연한 기동방어로 바꿈으로써 개전초기 불필요한 인명피해를 줄이는것이 국방개혁 2020이 목표로 하는 대전략이었다.
하지만 이 국방개혁 2020이 남긴것은 결과적으로 신무기밖에 없는데,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일단 군의 조직개편 자체가 물건너갔는데 이는 각 군의 특성을 파악하지 못했거나4, 군의 편제가 급격히 줄어드는 이유5로 인해 현역과 예비역들의 반발이 커서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정권이 교체되었다. 실용정부를 표방하면서 여성부 폐지 등 ‘돈을 덜 쓰겠다’고 한 이명박 정부는 국방개혁 역시 손을 대게 된다. 돈이 엄청나게 들고 장성 TO가 줄어들어 군에서의 지지를 얻을수 없는 국방개혁 2020은 국방개혁 307로 변경, 사실상 칼질을 당하게 된다. 전차와 장갑차를 1개 군단 분량만큼 도입하고 공격헬기도 36대를 도입하는데 예산이 당연히 크게 들 수 밖에 없다.
이 국방개혁 307의 가장 큰 실책은 바로 병력 감축 취소였다. 핑계는 좋다. 북한에 의한 대남도발로 인해 더이상 병력을 줄일수 없다! 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그건 입대지원감소같은 장기적인 비전과 거기에 기반한 계획이 아니라…
라는 간단한 논리로 진행이 되었고, 그 결과는 이미 2014년에 그래프로 폭발6했다.
지금 군에 입대하는 세대들, 군에 입대해서 예비군 구르는 세대들은 국방개혁 307과 그 ABR7 정책을 밀어붙인 자들을 비난하면 된다. 현역징병률 95%돌파를 만들게 한 장본인이 바로 그들이기 때문이다.
3. 국방개혁 2.0으로 시간을 벌었지만…
사실상 박근혜 정부의 국방개혁 기본계획은 국방개혁 307의 가장 큰 약점인 인구절벽을 수정한거밖에 없었고, 그에 따른 부작용은 고스란히 문재인 정부로 들어왔다. 그에 대한 부작용중 가장 단적인 예는 온갖 병영부조리였을것이다.
이 병영부조리의 해결은 의외의 축에서 해결이 되었는데, 바로 휴대폰 사용 허가였다. 휴대폰 사용을 허가하는 순간 온갖 부조리가 군 바깥으로 터져나왔으며, 군은 처음에는 틀어막기 급급해하다가 이내 시대에 수긍하면서 수정을 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인구절벽에 도달하여 더이상 유지못하는 병력을 다시 감축하기로 하는데8, 이는 국방개혁 2020에 비하면 몇 년 후퇴한 감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에 따라서 육군의 기동화와 각 편제가 개편되었는데, 이는 화력의 증대와 군수의 개편을 위한 부분이었다.
그런데, 국방혁신 4.0이 논의되면서 국방개혁 2020의 최대 성과인 방위산업청을 격하한다는 언급은, 국방개혁 2020의 핵심논의의 모든것을 부정하겠다는것인데 과연 옳은 일일까?
4. 방위산업비리는 장성과 반드시 연관되어 있다.
일단 이 부분을 들어가기에 앞서서, 졸자는 방위사업청을 상당히 싫어한다는 점을 미리 언급을 하고 들어간다. 졸자가 현역으로 근무하던 시절 방위사업청은 막 외청으로 탄생했을 시기이고, 당연히 조직원들의 능력은 처참하기 그지 없었다. 사소한 점 하나 제대로 답변할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 많은 문제가 넘쳐났던 시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위사업청이 있음으로 해서 한번의 거름망이 작동하여 그야말로 처참한 물건들이 걸러지고9 쓸만한 물건들이 채택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처참한 물건들이 계속 군입찰되는 가장 큰 이유는 전현직 장성들과의 유착관계 때문이며, 방위사업청은 이런 유착관계를 쳐내는데 상당히 큰 역할을 해내고 있다.
차라리 방위사업청을 폐지하고 조달청으로 합병을 하자고 했으면 졸자는 찬성하자고 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국방부로 다시 원대복귀 시킨다고? 국방부로 원대복귀 시킬경우 그 많은 장성들의 압박은 무슨수로 쳐낼것인가? 조직개편안을 꺼낸 사람은 그에 대한 답변을 해 내야 할 것이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이 ABR로 이어지는 과거 MB의 행동을 다시 밟는것이 아닌가 하는 안좋은 느낌이 든다. ABR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노무현이, 민주당 정권이 매우 심도 있게 만든 정책마저 그가 만들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부정하는게 과연 옳냐는 것이다.
현재의 6군단이 기동군단이 될 예정이었다.
육군 기준 20개 사단으로 감축, 2020년 총 병력 약 37만으로 축소목표
(해군 4만1천, 해병 2만3천, 공군 6만5천 목표)
2020년 기준 예비군은 약 275만명이다.
공군의 경우 지역구분이 별 필요가 없었으나 불필요한 남부사/북부사 창설이 이루어졌다.
해병대의 경우 1개 상륙사단+1개 해병사단(지역/상륙담당)으로 개편을 하려고 하였다.
Anything But Roh, 당시 참여정부의 모든 정책은 거부하고 반대한다는 의미로 쓰였다.
육군 34개 사단으로 감축, 2022년 총 병력 36.5만으로 축소목표
해군 4만 1천, 해병 2만 9천, 공군 6만 5천 목표
이 부분은 결국 수정되지 않고 독일산 파워팩으로 장착이 되는것으로 결정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