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우리는 코로나19가 문제가 된 시기로만 기억하고 있지만 당시 한국 증권가엔 공포의 사태가 발생했었습니다. ELS 마진콜 사태가 발생할 정도1로 급격한 주가 하락이 일어났고, 하루에 1조 단위의 마진 콜을 요구받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19 팬대믹이 일으킨 공포였죠. 특히 2019년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발생하면서 글로벌 불경기가 곧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 있는 상황에서, 악재는 연쇄적인 매도와 숏스퀴즈 등을 불러 일으키며 급락으로 이어졌습니다.
당시 한은은 증권사들의 연쇄부도를 막기 위해 IMF 금융위기때도 하지 않았던 무제한 RP(환매조건부채권, RePurchase agreements) 매입을 실시하며 겨우겨우 틀어막습니다. 그 때 나스닥 인버스를 추종하는 3배 레버리지 ETF인 SQQQ는 순식간에 주당 733$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오일쇼크에 준하는 유가 상승,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테이퍼링 발동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40$정도인걸 생각해보면 정말 나스닥은 나락으로 가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상황이죠.
그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팬대믹 대응을 위한 Operation Warp Speed가 시작됩니다. 제약 관련 투자와 더불어 제로금리 및 무제한적 양적완화가 진행되었는데요. 이 바람을 타고 국내 증시는 이상할 정도로 급등하게 됩니다. 국내 증시 뿐 아니죠. 전 세계 증시가 - 특히 나스닥 기술주 - 단체로 눈이 빙글 돌아버린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대 주식시대가 개막됐죠.
이런 것들을 생각해보면, 주식시장의 움직임은 단순히 특정 기업의 호실적 뿐 아니라 시장에 풀려있는 유동성, 시장참가자들이 전체적으로 공유하는 시장에 대한 컨센서스에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손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불마켓(Bull Market, 대세상승장)은 1년을 못 지나고 급격히 오른만큼 급격히 식었는데요.
2021년 한 해는 모두가 고통받는 - 특히 한국 증시에 투자하신 분들은 더욱 - 시기가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우상향 하는 증시라 하더라도 그 사이사이엔 부침이 매우 복잡하기 마련인데, 남들이 돈 버는걸 보면 공포와 욕심이 이성을 마비시키게 됩니다. 그래서 분명히 과매집 된 상황에도 성급하게 매수를 하는 등의 실수를 하기 쉽죠. 아무래도 시장에서 거래를 하는건 우리들 사람이니까요.
엔데믹을 맞이한 증시, 시장의 반응은?
한국 오미크론 확진자가 올라가는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 지금까지 델타 변이와 같이 치명적인 변이를 억누르고 오미크론과 같은 덜 치명적인 변이를 서서히 허용하면서 사망자를 좁히는 전략을 택하고 있고, 이는 어느 정도 성과를 보였습니다2. 사망자나 중증환자 병상 사용률을 국가별로 나래비 세워놓고 보면 특히나 말이죠.
사실 코로나 팬데믹 초반에 한국 증시를 캐리했던 외인 투자3는 한국이 락다운을 하지 않으면서 질병 통제를 어느 정도 하고 있고, 그래서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 성장율을 기록했기에 일어났던 점을 생각해보면 현 시장의 분위기와 코로나 팬대믹은 절대 떼어놓고 생각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이제 종식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우리는 그 동안 경기 부양을 위해 과도하게 당겨두었던 초저금리의 대출을 비롯하여 확대된 통화량과의 심도깊은 대화를 다시 시작해야 할 필요가 생겨났죠.
뭐, 딱히 트럼프 행정부 욕을 하기만도 힘든게 그냥 버텼다면 자연스럽게 올 경기후퇴와 더불어 팬대믹까지 동시에 발생했을거고, 이렇게 되면 정말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죽어나갈 수 밖에 없었을테니까요. 지금은 백신 접종도 되고, 오미크론 변이가 치명율이 낮기도 해서 확진되도 별 것 아닌것처럼 생각하는데 델타 변이까지만 해도 코로나19의 치명율은 재생산 지수(감염율) 대비 어마어마한 정도였습니다.
여튼 계산서 정산의 때가 왔고, 바이든 행정부는 테이퍼링을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자산 매입 축소가 거의 다 진행되었고, 기준금리 인상만을 앞두고 있습니다. 덕분에 VIX(Volatility Index, 주식 시장 변동성 지수)는 지난 2013년의 테이퍼링을 기억해낸 뒤 휘청거렸고, 다시 시장은 얼어붙어버렸죠.
보통 금리(채권시장)와 주식시장은 반대로 움직인다고 합니다. 결국 시장에 참여하는 이들은 수익을 목표로 하고, 이윤이 더 많은 쪽에 핫 머니를 넣는 것을 선호하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이 꼭 하락을 부르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 차트를 한번 보고 가죠.
큰 차이가 없는걸 볼 수 있습니다. 시장에 돈이 충분한 상황에서는 리밸런싱이 있을지언정 즉각적으로 시장 붕괴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본격적인 하락은 그 공포가 누적되고 누적되다가 굉장히 사소한 것 같은 계기가 나타났을 때 비로소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전망은?
먼저 기준금리의 연속적인 상승이 예고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윤 당선인은 아래와 같은 공약을 지금까지 내세워 왔습니다.
- 물적분할 요건 강화 - 기존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등 다양한 방법 동원
- 주식 양도세 폐지 및 거래세 유지
- 주식 상장폐지에 대한 요건 강화 / 세분화하여 가급적 상장폐지 되는 것을 억제
- 내부자 지분 매도 제한
- 불법 공매도 근절
- 개인투자자 담보비율 조절
- 공매도에 서킷브레이크 도입
이는 전체적으로 증시에 활기를 넣으려는 의도로 읽힙니다. 하지만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과 같은 대규모 이벤트 없이 증시에 호재가 올 가능성은 애매합니다. 특히나 당선인 본인은 MSCI 편입을 하겠다라고 했으나, 공매도 서킷브레이크 도입 등은 오히려 외인에 대한 규제로 읽혀서 편입에 반하는 사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상충되는 상황이 발생하는거죠.
게다가 국내 증시가 MSCI 편입 혜택을 보지 못한 채 이머징마켓에 머무르게 되면, 증시와 채권까지 전 세계의 돈을 모조리 빨아들일 미국 증시와는 달리 아직까지 체력이 부족한 국내 증시는 지난한 움직임을 보일 경향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간단하게 결론을 내리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네요.
https://m.newspim.com/news/view/20200709001012
https://kormedi.com/1385071/%EC%A0%84-%EC%84%B8%EA%B3%84-%EC%BD%94%EB%A1%9C%EB%82%9819-%EC%82%AC%EB%A7%9D%EC%9E%90-600%EB%A7%8C-%EB%AA%85-%EB%8F%8C%ED%8C%8C/
https://www.korea.kr/news/pressReleaseView.do?newsId=156431581
https://eiec.kdi.re.kr/policy/domesticView.do?ac=0000155960
https://fred.stlouisfed.org/series/T10Y2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