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인이 특사를 파견하는것은 외교관례상 매우 중차대한 일이다.
전 세계 외교에 첫 발을 내딛는 일이고, 여기에서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그야말로 망했어요를 외치게 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할수 있다. 그만큼 특사파견을 어떻게 진행해야하느냐 하는 문제는 신중히 진행해야하며 단편적인 시각만으로 진행해서는 안된다.
문제는 이번 특사 파견 발표는 지극히 내치를 노리고 이루어진것이 아니냐 하는 냄새가 솔솔 풍긴다는것이다. 보통 특사 발표는 어느정도 후보를 뽑아 놓고 발표하는것이 관례인데, EU의 경우 아예 후보조차 뽑아놓지 않고 “그냥 갈게요~ ㅎㅎ” 한것만 해도 그렇고, 현 국제 정세에서 중요한 중국·러시아·일본에는 애시당초 특사를 보내지 않겠다는 이유가 너무나도 말장난이거나 단순한 이유여서 이를 좋게 보기는 매우 힘들다.
이번 특사 발표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것은 중국이다. 이미 공약으로 박아놓은 THAAD문제때문에 대중문제 한정하여 엄청나게 강경하게 느껴질 尹정부일텐데, 여기에 특사까지 파견을 안해버리게 되면 그냥 척을 지겠다고 선언하겠다고 받아들이겠노라고 인식할 가능성까지 있어보인다. 그렇다고 尹정부가 그에 대해서 대응을 잘 할거라는 보장이 있느냐 하면? 없어보인다. 아마 인수위에서는 문제를 그대로 뒤로 밀어두고 언젠간 해결이 될거라고 생각하고 있을 공산이 커 보인다.
만만치 않게 문제가 되는건 러시아다. 가뜩이나 입지가 좁아진 상태에서 대러 특사가 가지 않는 상황은 극히 예외적인 상황으로 이는 尹정부가 러시아를 보이콧하는것으로 인식할 가능성을 높일뿐이다. 이는 한-러관계의 악화에 소금을 뿌리는 격이 될 것이고, 여기에 대한 마땅한 대응 역시 없어보이기 때문에 - 인수위원회에서 김태효의 선임으로 볼때, 尹정부의 외교정책은 사실상 미국에 올인을 때리기로 작정을 한것으로 보인다 - 마땅한 대응방법은 앞으로도 없을것이라고 생각하는것이 옳다고 보인다.
의외로 뒤통수를 두드려 맞은건 일본이다. 정부 기조가 바뀌면서 일본과의 관계가 바뀌기를 기대했는데 이거 왠걸,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한발 뒤로 뺀것과 다름없는 메시지를 보내온것이다. 좋게 말하면 일본이 한일관계를 내부정치용으로 쓰니 우리도 한일관계를 내부정치용으로 쓰겠다는말이요, 나쁘게 말하면 한일관계는 한미/미일관계에 종속적인 관계이니 우리는 직접 이야기 안하겠다는 뜻이 된다.
진짜 문제는 현재까지 예상되는 움직임은 대한민국 외교 역사상 가장 수동적인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말 그대로 미국에만 의지하고, 다른 나라에는 관심을 최대한 안주겠다는 의지의 간접적 표명인데, 과연 다른 나라들이 관심을 안주겠다는 그 의지를 받아들여줄수 있을까?
하다못해 미국에 가장 많이 손벌리던 신군부 시대에만 하더라도 적절한 교섭(?)을 통해 미국의 봉쇄정책과 반대되는 이란과의 교역루트를 뜷어대던 적극적인 한국놈들인데, 갑자기 북한과 미국 문제에만 신경을 쓰고 다른데 신경을 안쓰겠다고 하면 그게 과연 합리적인 행동으로 보여질것인가? 라는것이다.
그야말로 외교정책에 있어서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정부 진짜 외교가....;;;;